적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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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호랑이 바위와 효자 욱이
작성자 관리자
내용

단양읍 기촌리는 본래 대강면이었는데 충주댐 수몰로 인하여 1989. 1. 1 대강면 9개리 고수,노동,천동,금곡,장현,마조,기촌,후곡,수촌이 단양읍으로 편입되었다. 이 지역은 옛날 교통이 불편하고 소백산의 죽령을 넘는 길이 있어서 사람도 많이 다녔으나 산짐등도 많았다 한다.

기촌 마을에 朴氏가 살고 있었는데 내외간의 금슬이 좋기로 소문이 났으나 몇년간 아이가 없다가 낳은 아이가 사내아이라서 귀엽게 길렀다. 외아들은 대개가 버릇이 없는데 이 아이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동네 사람들도 아이 이름이 욱이라서 욱이를 본받으라고들 이야기 했다.

욱이 나이 열살이 넘어서자 아버지는 남자는 특기가 있어야 한다며 활쏘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남아로서의 자세와 행동등 가정교육을 시켰다. 기촌에서는 학당을 가기도 힘들었지만 당시는 먹고 사는 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 교육은 양반집 아들이나 하는거지 일반인은 생각도 못하는 일이었다. 욱이는 서투른 솜씨지만 아버지에게 배운 활솜씨로 나무하러 갈 때 활을 가져가 꿩이나 새등 날짐승과 토끼를 잡아와 부모님의 밥 반찬을 마련하는등 부모님 공경이 극진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욱이 부친이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효성이 지극한 욱이 나이 겨우 15살 되던해였다. 약을 구하려고 백방으로 수소문하여 좋다는 약은 다하였으나 효험이 없었다. 욱이는 밤마다 7m정도 되는 뒷산 바위에 가서 아버지의 병환이 낫게 해 달라고 금곡천에 목욕하고 정성을 다하여 지성을 드렸다.

아마도 100여일을 그렇게 하고나니 어느날 밤 꿈을 꾸게 되었는데 할아버지가 나타나 " 나는 소백산의 산신령이다. 소백의 산허리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데, 너같이 부모를 극진히 공경하는 사람이 없구나. 더욱 너는 아직 장가도 안든 총각으로서 그렇게도 부모님을 공경하니 내가 감동했느니라. 내 너에게 네 아비의 병을 고칠 방도를 일러줄 터이니 잘 듣고 기억했다가 시행토록 하거라. 그러나 위험도 있을것이니 마음 든든히 먹고 각오도 새로워야 한다.

이 골짜기가 소백산이다! 골짜기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내일 이길로 산중간즘 올라가면은 독수리 한마리가 사시쯤 빙빙 돌고 있을께야. 그곳에 가면 붉은 꽃이 피어 있는 풀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뽑아서 흙만 털고 잘 달여 네 아비에게 드리거라. 그러면 3일안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꿈에서 깬 욱이는 하도 기이하여 " 소백산 산신령이라는데 거짓말을 하였을려구. 밑져 보아야 본전이고 여태까지 그보다 더 한 일도 하여 왔는데 " 하는 생각에 내일 가기로 결심을 하고 잠자리에 들려고 하였으나 아버지의 신음 소리는 더 커져갔고 괴로움을 참으려는 아버지의 얼굴을 참아 보기가 힘들었다.

다음날 아침 잠도 제대로 못자고 금곡천을 따라 올라가는데 어린 욱이에게는 힘든 일이었다. 고개를 넘고 물을 건너고 산을 넘으려니 절벽이고 절벽을 돌아가면 울창한 나무숲과 가시나무 덤불이 있으니 참으로 첩첩산중이었다. 어떤땐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지기도 하였다.

겨우 겨우 산중턱까지 다다랐는데 독수리는 커녕 작은 새 한마리 조차도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낮은 산이라 그런가 보다 스스로 마음을 달래고 또 한 산봉우리를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넘어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서서 사방을 살폈더니 과연 바로 뒷산 봉우리 아래를 중심으로 독수리 한 마리가 빙빙도는데 절벽이 보이고 아래로는 잡목과 소나무가 듬성듬성 나있는 쪽이라 매고 있던 활로 독수리를 잡을까 하다가 산신령의 이야기가 번뜩 생각나서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단숨에 독수리쪽을 향해 내달려가니 산신령이 이야기하던대로 빨간꽃이 핀 풀이 하나가 유난스레 눈에 확 들어와 ' 바로 이것이로구나! '하고는 모든 것도 잊은채 조심스럽게 뿌리하나 다치지 않고 캐내어 주루막에 넣고는 싸온 밥을 꺼내놓고 두어숟갈 먹고 있으려니 갑자기 호랑이의 울음소리가 산천을 쩌렁쩌렁하게 울리는데 돌아다보니 바로 욱이 뒤에서 날뛰고 있는 것이 었다.

이제는 죽었구나하고 밥도 버리고 주루막과 활을 잡아쥐고 뛰려다 다시 뒤를 돌아다보니 이상하게도 욱이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나무만 쳐다보고 울부짖는 것이었다. 욱이는 정신을 가다듬고 호랑이 한테 잡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난다는 말을 상기하고 활을 손에 쥐고 호랑이를 응시하니 높은 나무가지에 커다란 독수리가 새끼호랑이 한 마리를 놓고서 내려다보고 있는지라 호랑이는 자기 새끼를 찾으려고 연신 으르렁대고 있는 것이었다.

어찌나 그 소리가 컸던지 온 산천이 찌렁찌렁 울려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으나 욱이는 언듯 ' 아무리 말못하는 짐승 일지라도 저리도 자기 새끼를 걱정하여 구하려고 몸부림 치는데 나의 아버지는 얼마나 나를 금지옥엽 길렀고 저 짐승보다도 더 나를 정성껏 귀하게 길러주셨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나도 저기 나무위에 있는 호랑이새끼 신세와 다를 바와 없다라는 측은한 생각이 들어 잡고 있던 활줄을 점검하고 촉이 예리한 화살 하나를 골라 잡아 독수리의 발을 향하여 힘차게 당겼다. 정확하게도 활이 독수리에 발을 향해 꽂혔다.

화살을 맞은 독수리는 발에 점점 힘을 잃어가는 순간 새끼호랑이가 떨어지는 것을 본 어미호랑이가 번개같이 뛰어가 제 새끼를 입으로 받아 물고서 땅에다 놓고는 혓바닥으로 굴리면서 상처의 이상유무를 조사하더니 새끼 호랑이가 아무렇지 않은듯 걸어가자 어미호랑이가 욱이에게로 다가왔다.

욱이는 몸을 잔뜩 움츠리고는 이제는 정말로 죽었구나! 했는데 앞다리 둘을 들고는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끄덕 하더니 새끼를 입에 물고 떠나 갔다. 욱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주루막을 지고 산을 내려오는데 너무도 힘든 산을 오르느라 기진맥진하였겠다 호랑이한테 놀랐겠다 날또한 저문 탓에 이제는 젖먹던 힘까지 다해 어두운 산을 벗어나려고 했으나 길마저 잊어버렸고 점점 캄캄해져 오니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편이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앞에선 늑대들이 나타나 욱이의 둘레를 빙빙도는데 많이 굶은 늑대들이라 광기가 흐르는듯 파란눈이 무섭기 그지없었다.

늑대는 사람의 키를 넘고 앞에서 뒤에서 정신없이 으르렁거려 놀라게 한 뒤 사람의 정신을 뺀 다음 잡아먹는 아주 무서운 짐승이다. 욱이는 화살을 잡아 쏘려 했으나 그러기에는 화살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또 한두마리 정도 물리쳤다해도 원수를 갚으려 순식간에 한목에 덤벼들것 같아 정신을 차려 빠져 나갈 궁리를 모색하여도 별다른 방법이 생각나질 않아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거의 포기한 상태인데 느닷없이 커다란 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으르렁대며 늑대를 잡아먹으려 하자 늑대와 호랑이의 싸움이 붙었다.

늑대 몇 마리가 나가 떨어지자 늑대 떼거리는 그제서야 꽁지가 빠져라하고 순식간에 도망쳐 버렸다. 욱이는 놀란 가슴을 진정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려 하였으나 너무도 무섭고 어두운 나머지 더 이상은 움직일 엄두가 나질 않았다. 잔뜩 웅크리고 앉았는데 호랑이가 욱이에게로 다가오더니 호랑이 제 꼬리로 욱이를 툭툭 치더니 등에 타라는 시늉을 하여 욱이는 주루막에 활과 화살, 캔 약초를 넣고서 무섭지만 호랑이등에 타고 호랑이 귀를 꼭 잡고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좁던 나무사이에서 넓은곳으로 찾아가 내리뛰기 시작하는데 순식간에 저뒤 치성드리는 바위 아래였다. 욱이를 내려놓은 호랑이는 크게 한번 울부짖고는 비호같이 사라졌다. 낮에 새끼호랑이를 살려준 대가인듯 했다.

욱이가 캐 온 약초를 집에 가져와 어머니께 다려드리니 이 귀한 산삼을 어디서 구했느냐시며 너무도 놀라는 기색을 보이자 욱이는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밤새 정성껏 달여서 새벽 동이 틀 무렵 반사발을 드리고 원기가 회복되기 시작하여 아침을 드신 후 반사발을 드리니 오후부터는 거동하여 이틀을 삶아 재탕하여 드리니 3일만에 병환이 말끔히 낳았다.

그 후 금곡 큰말에 호랑이에 울음소리가 나서 올라가 보면 산짐승을 몇마리씩이나 잡아서 가져다 놓는 것이었다. 그이후로 이 바위를" 맹호바위" " 호랑바위" 라 부른다. 이 소문을 들은 왕은 別將이란 말직무관 벼슬을 주고 욱이에게는 공부할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근래까지도 맹호바위에서 산신제를 지냈다고 한다.

등록일 2007년 12월 26일 18시 23분 8초
수정일 2010년 8월 4일 13시 35분 16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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