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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상진 4리 이장님의 훈훈한 인심을 제주도에 알린 사연
작성자 박소영
내용
안개·구름과 함께 한 산행 꿈 속을 걷는 듯  
<위크앤팡> 여행과 풍경
[진창기의 이런디 알암수광] 소백산 등반기 
 
 2010년 08월 29일 (일) 16:00:46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빗 속의 소백산 등반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매번 만족할 수는 없다. 계획한 여행이 날씨가 나쁘다고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여건에 따라 즐길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궂은 날씨의 등산은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고역일지 모르지만, 몇 번을 겪고 나면 오히려 운치가 있는 산행이 된다.

보이는 것이라곤 자욱한 안개속 등산로가 전부지만, 드문드문 지나치는 길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다 보면 훨씬 더 인간적인 등산으로 느껴진다. 비옷을 입고 비를 동반한 짙은 구름 속을 등반하다보면 내가 왜 이러나 싶기도 하지만 구름 타고 등산하는 환상에 젖어든다. 지난 8월초 충북 단양에 있는 소백산 등산이 그랬다. 비행기로 구름 속을 뚫고 가서 구름 속의 소백산을 등산한 것이다. 제주에서 먼 길을 갔는데, 하늘이 야속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비바람 칠 때 제주에 온 여행객들 심정이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소백산을 소개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사람냄새 나는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궂은 날씨에 아쉬운 하산      
  
소백산을 등산한 코스는 천동계곡(泉洞溪谷)을 출발하여 정상인 비로봉(해발 1439m)까지 6.8㎞ 왕복이다.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있고 비가 간간이 내리는 아침 6시30분. 출발지점인 천동계곡에 도착해보니 가파른 양쪽 능선이 하늘의 골짜기란 의미의 천동(天洞)처럼 보인다. 200여m 거리에 다리안폭포가 있고, 그 옆에 세계 최초로 3극점, 7대륙 정상에 발자취를 남긴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기념비에 '오르기 힘든 산은 있어도 결코 오를 수 없는 산은 없다'는 말이 와 닿는다. 뒷면에는 소백산 허영호 등산로가 '어의곳 새밭~비로봉~청동 다리안'이라는 설명과 3극점,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한 내용이 새겨져 있다.      

조금 더 가면 소백산 국립공원 북부사무소에 도착하는데, 등산 안내도에 '소백산이 아름다운 건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입니다'는 예쁜 표어를 써 놓았다.

신선교와 다래교, 천동교를 지나 등산로 입구에서 4.5㎞ 지점의 천동쉼터에 도착했다. 짙은 안개 때문에 바로 앞에서도 아스라이 보이는 쉼터 건물이 경외롭기까지 하다. 막걸리 한 병을 사서 반쯤 마신 다음 나머지는 내려오면서 마시겠다고 맡겨뒀다. 4륜 자동차가 이곳까지 올라온다.

해발 1200m 이상은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간다'는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비를 맞으며 구름을 타고 걸어가니 시원하기는 하지만 경관을 구경할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비로봉 정상에 도착하여 주변경관을 보기위해 구름 걷히기를 한 시간여 기다렸지만, 오히려 비가 내려서 하산을 서둘렀다. 오후 2시에 소백산 북부사무소에 도착하여 소백산 등산을 마쳤다. 본 것이라고는 짙은 안개속 등산로와 소백산 정상을 표시하는 '비로봉'이란 표지석이 전부다.

      
  
도심서 느낀 시골인심

소백산 등산 전날의 이야기다. 오후 6시경 단양에 도착하여 소백산을 같이 등산하기로 한 경기도 여주의 최재극씨 부부와 만났다. 그의 승용차로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하고 도담삼봉(島潭三峰)으로 갔다.

단양은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의 고향이다. 그의 호 삼봉(三峰) 때문인지 도담삼봉이 유명하다. 남한강 가운데 세 암봉이 떠있는데 중간이 장군봉이고, 왼쪽은 처봉, 오른쪽은 첩봉이다.

느긋하게 관광을 마치고 7시부터 두 시간동안 숙소를 찾았으나 한결같이 방이 없다는 답이다. 난감하기 짝이 없다. 결국 식당을 찾아가 식사하며, 제주에서 왔는데 노숙을 하게 생겼으니 식당에서라도 잘 수 없느냐고 부탁했다. 주인이 딱하게 보였던지 전화로 30여분 동안 수소문했지만 숙소는 잡히지 않았다. 혹시 마을회관이라도 괜찮으냐는 말에 무조건 OK. 식사를 대충 마치고 밤 10시에 단양읍 상진4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니 김현식 이장(57)이 반갑게 맞아준다. 단양군 이장연합회 초대회장을 역임했고, 11년째 이장을 맡고 있단다. 3층 건물인 마을회관을 모두 사용하고, 냉장고의 음식은 다 먹어도 좋다고 한다. 도심속에서 시골인심이 느껴진다.

상진4리는 충주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 주민들이 1985년에 이주해 와서 조성된 마을이다.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여느 도시와 같은 단양의 중심가에서 5분 거리다.

마을 주민들이 인근 콘도와 마을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을 모아 판매한 수입금으로 마을회관과 경로당을 운영하는가 하면, 마을대동회, 어르신 초청 사랑의 점심나누기, 어려운 이웃 김장해드리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경기도 지방 노인회, 대구 어린이 단체와 개인 등 많은 사람들에게 마을회관을 무상으로 빌려주는 즉, 베풀 줄 아는 마을이다.



방문객에게 고향같은 관광지를      

여러 곳에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다 보면, 시골일지라도 개인주의가 팽배하여 각박한 도시같은 시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진4리는 이장을 중심으로 도심속 시골마을을 가꿔나가고 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고향이 되어버린 수몰지역 사람들, 마음속에 그려보는 고향의 포근함과 막연한 그리움마저 빼앗긴 그들이다. 기억속의 고향, 다시는 갈 수 없는 고향을 가진 사람이기에 제2의 고향만들기에 더욱 더 애착을 가지고 있다. 사람냄새가 물씬 풍기는 살기 좋은 고향을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요즘 제주에는 올레길을 걷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다른 지방 올레꾼이 숙박시설이 없는 어느 허름한 농촌마을을 지나다가 하룻밤을 유숙하고 싶다면 그 마을회관을 제공하면 어떨까 싶다. 올레꾼에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 주는 셈이 되고, 그들에게 제주는 관광지가 아닌 고향으로 느껴질 수 있음이다.  

산악인
 
등록일 2010년 9월 1일 16시 13분 43초
수정일 2010년 9월 1일 16시 17분 5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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